추밤개비

전체 글 23

곰팡이 피부병에 걸렸던 후추

우리집에 오고 한 2-3주 정도가 지났을 무렵 후추가 그루밍하면서 피부를 피자치즈처럼 주욱 늘어날정도로 이빨로 긁어댔다. 긁어댔다는 표현이 맞나? 아무튼 그루밍하면서 자꾸 깨물었다. 고다에 물어보니 피부병인경우 그럴 수 있다해서 초보집사였던 나는 멘붕이였다. 엄청 심각하고 위험한 병일까봐 야밤에 택시타고 24시간 동물병원에 데려갔다. 검사결과 곰팡이성 피부병이라고 하셔서 먹는약, 소독약을 타왔다. 이때 맨날 후추 약먹이고 피부 소독해주고, 집도 구석구석 메디록스로 청소해주느라 진짜 힘들었다. 아마 저때 내가 후추를 너무 괴롭혀서 (인간 기준으론 케어해주는 거지만^^..) 내가 손으로 만지면 싫어하는게 아닐까 싶다. 한달정도 꾸준히 케어해주니 새털이 점점 자라나는게 보였다. 귀 진드기에 피부병까지..찌까난..

추밤이야기 2020.09.25

후추를 데려오고 일주일이 지났다.

후추는 우리 집에 오자마자 침대 밑으로 숨었었다. 한 2-3시간 지나서 습식 하나 넣어주니 허버허버 잘 먹었다. 그리고 좀 쉬게 둔 뒤 카샤 카샤 흔드니 슬금슬금 기어 나와 놀았다.저러고 밤에 또 놀아줬는데 골골대면서 나한테 먼저 다가와줬다. 아마 우리 집에 온 지 첫째 날? 아니면 둘째 날일 거다. 내 옆으로 와 서서 저렇게 쳐다보다가 스르르 방석위로 누웠다. 방묘창을 만들고 후추가 창밖을 구경해 줬으면 싶었다. 그래서 후추를 들어서 저렇게 창틀에 올려줬다. 무서워서 바로 내려달라고 할 줄 알았는데 조용히 창밖도 구경하고 나도 구경했다. 아깽이 파워로 3-4시간 자고 출근했던 날. 너무 피곤하고 힘들었던 날이라 아직도 기억난다. 사무실에서 꾸벅꾸벅 졸았었다. (그지같던 그 회사 맞다) 그리고 일주일간 ..

추밤이야기 2020.09.24

후추를 처음 데려왔던 날

2017.07.22 내 인생이 완전히 바뀐 날이다. 후추를 집으로 데려왔던 날이다. 후추는 친한 친구가 구조한 아기 고양이였다. 임보 당시 이름은 뚜부. 두부였나? 후추는 장마철에 친구네 집 근처 웅덩이에서 구조되었다. 아마도 형으로 추정되는 고양이와 둘이 같이 웅덩이에 서있었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이대로 두면 안 되겠다 싶어서 구조했다. 형으로 보이는 고양이는 사람이 다가오자 바로 도망가서 구조하지 못했고 후추(그때당시 두부)는 도망갈 힘도 없었는지 친구 손에 쉽게 잡혔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친구가 보내준 사진 한 장에 반해버렸다. 이 사진을 보고 나는 후추를 데려오겠다고 결심했다. 아니 결심했다기보단 고민했다. 원래 독립하고 생활이 안정되면 고양이를 꼭 데려오겠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다. 마음은 ..

추밤이야기 2020.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