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는 우리 집에 오자마자 침대 밑으로 숨었었다.
한 2-3시간 지나서 습식 하나 넣어주니 허버허버 잘 먹었다. 그리고 좀 쉬게 둔 뒤 카샤 카샤 흔드니 슬금슬금 기어 나와 놀았다.
저러고 밤에 또 놀아줬는데 골골대면서 나한테 먼저 다가와줬다.
아마 우리 집에 온 지 첫째 날? 아니면 둘째 날일 거다.
내 옆으로 와 서서 저렇게 쳐다보다가 스르르 방석위로 누웠다.
방묘창을 만들고 후추가 창밖을 구경해 줬으면 싶었다. 그래서 후추를 들어서 저렇게 창틀에 올려줬다.
무서워서 바로 내려달라고 할 줄 알았는데 조용히 창밖도 구경하고 나도 구경했다.
아깽이 파워로 3-4시간 자고 출근했던 날. 너무 피곤하고 힘들었던 날이라 아직도 기억난다. 사무실에서 꾸벅꾸벅 졸았었다. (그지같던 그 회사 맞다)
그리고 일주일간 조각조각 모아뒀던 은근 개냥끼 살짝 있던 아가 추야. 어묵꼬치만 흔들어줘도 몇 시간을 놀고, 놀다 지쳐 장난감을 쥔 채로 잠들기도 했다.
내가 침대 위에 누워있으면 그 작은 놈이 힘겹게 점프해서 겨우겨우 침대 위에 따라 올라왔다. 그러다 나한테 붙어자고 진짜 귀엽고 사랑스럽고 나한테 찰싹 붙어있던 아가였는데...
지금은 나한테 안붙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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